설탕물 묻힌 과학

과학은 본디 썼다. 재미없는 실험과 무작정 외는 공식으로 기억되는 어린 시절의 과학은 쓴 맛이었다. 과학을 좋아했던 몇몇 무서운 친구들과 색다르게 설명해 보고자 했던 노력이 전혀 없던 몇몇 과학선생님들 덕분인지도 모른다. 아이튠즈를 통해 MIT의 유명한 물리학 교수의 수업을 접했던 한 친구는 장성해서야 이렇게 재밌는 분야가 있었는지 몰랐다며 한탄 아닌 한탄을 늘어놓았다. 그렇다. 이전의 과학은 편식하는 아이를 둔 엄마의 입장이었다. 우리 아이가 안 먹는 이유가 엄마의 음식솜씨 때문인지도, 그릇된 식생활 지도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몰랐다. 무조건 아이 탓을 했다. 물론 여러 음식을 잘 먹어보지 않으려는 아이 탓도 있겠지만, 아이는 어디까지나 아이다. 맛있게, 먹고 싶게 해줘야 먹는다. 그렇게 쓰디 썼던 과학이 달콤해지려고 한다. 나도 알고 보면 꽤 달아-하고 손짓한다. 그렇게 투정을 부렸던 아이어른까지도 고개를 돌린다. , 할 수 있었는데-왜 이제야 달콤해진 건지 야속하기만 하다.

#1 쉬운 과학적 글쓰기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와 과학저술가 하리하라(필명)는 쉬운 과학적 글쓰기의 대표주자이다. 정 교수의 그 유명한 <과학콘서트>는 최고의 스테디셀러로 기록되었고, 하리하라는 <과학 읽어주는 여자>등을 위시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끊임없는 글쓰기로 그 이름을 알린 지 오래다. 이들의 출현 이후 수많은 과학자들이 대중을 위한 과학서적을 출판하고 있지만, 성적은 저조하다. 물론 양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 질적인 성장도 따라온다는 게 출판계의 공식이지만, 글쓰기-특히 대중을 위한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작가들이 무작정 뛰어들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그래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학계, 정부부처, 교육기관이 모두 나서 육성해나가야 할 과제다. ‘우리끼리만 하는 이야기’-철옹성의 시대는 끝났다. 어렵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쉽게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이 드문 시대이기에 이들의 선전은 그 어느 때보다 반갑다.  

#2 다채로운 볼거리의 과학 프로

KBS1 <과학까페>가 단연 돋보인다. 토요일 저녁 프라임 시간대에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의 진수는 뭐니뭐니해도 적절한 주제선정과 다채로운 볼거리에 있다. 날로 성장하는 컴퓨터그래픽의 향연은 이해를 한층 드높인다. YTN사이언스 TV <KISTI의 과학향기>도 돋보인다. KISTI는 동일한 이름의 웹진도 발행 중이다. ‘게임도 하고 건강검진도 받고와 같은 기사는 건강을 위한 기능성게임을 생활실례에 빗대어 작성해 읽기 수월하다. 더 이상 BBC의 다큐 채널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이치를 하나 둘씩 깨우쳐주는 과학 프로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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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풍자되는 과학도

CBS의 시트콤 <The big bang theory>는 입소문 탄 지 오래되어 소개하는 것조차 민망하지만. 작가들의 직간접적 경험을 토대로 한 실감나는 상황연출 덕에 과학도 돌+I’들을 낄낄거리며 마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과학도들조차 배꼽을 쥐며, 자조할 수 있는 시트콤이기에 전 계층에게 추천한다. ‘나 공부 깨나 했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심지어) 강추한다. (많이 아는 것도, 똑똑하고 잘난 것도 중요하기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초월해 스스로를 희화화할 수 있는 힘에 감탄하곤 한다. 잘났는데 심지어 유머러스하다니. 세상은 좀 불공평한 구석이 있다.)   

2009/07/03 12:02 2009/07/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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