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체류기 (3) 베니스씨의 이모저모

베니스”씨”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면모가 많은 노신사와 같았다. 정신 없이 계속된 비행 이후에는 그 어떤 그림과 같은 풍경이 이어져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다가, 여독이 풀리고 정신줄도 서서히 제자리를 찾을 때면 그 엄청난 매혹에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이다. 이탈리아에 오랜 기간 살고 있는 한 지인이 넌지시 던졌던 말처럼 “이탈리아의 모든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대단한 무언가”였던 것이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게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말이지만, 역사를 파는 덴 일가견이 있다. 조상 잘 만나 호강하는 격이랄까.
뜯어보며 볼수록, 요즘 말로는 그야말로 ‘볼매’ 베니스. 리알토
다리, 아카데미아 다리 등지에서 내려다보는 뷰도 그렇지만, 지도
없이 여기저기 헤매면서 마주치는 골목들, 자정을 넘어서까지도 시끌벅적한 바와 광장의 분위기,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반나절만 서는 장터, 베니스의 상징 고양이까지. 눈 안에 담아 그 순간을 영원히 박제하고 싶을 만큼 베니스의 곳곳은 “예술” 그 자체였다.
골목 사이 흐르는, 고즈넉한 골목 야옹& 스치고 지나가는 야옹씨 어시장 아저씨 과일가게 아저씨 





우리나라에도 저 아래쪽 어딘가에 ‘제 2의 베니스’를 만든다고 한다. 된다고 믿고픈 이들이 몇몇 있는 줄로 알지만, ‘제 2의 무언가’는 독창성을 잃은 모조품이 되기 십상이다. 베니스의 면면을 살피며 드는 생각은 ‘시간’이상으로 팔 수 있는 관광상품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묵혀야 가치가 사는 시간보다는 당장 눈에 보이는 버젓함이 더 중요한가 보다. 그런 마인드로는 관광뿐 아니라, 그를 만들어내는 정신도 우리의 것이 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고마워요, 베니스씨. 케케묵은 진리를 알게 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