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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25  이탈리아 체류기 (7) 밀라노의 자존심을 맛보다
  2. 2009/08/22  이탈리아 체류기 (6) 코드명 밀라노

이탈리아 체류기 (7) 밀라노의 자존심을 맛보다

밀라네제(Milanese, 밀라노사람을 뜻함)의 자존심이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패션이 가장 먼저 떠오르겠지만, 조금 더 넓게 보자면 축구와 디자인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밀라노는 AC밀란과 인터밀란이라는 쟁쟁한 축구팀의 본거지일 뿐 아니라, 패션디자인을 주축으로 이탈리아의 디자인을 책임지는 선도도시이기 때문이다.

San S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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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이름은 죠세뻬 메아짜 스타디움(Stadio Giuseppe Meazza, 죠세뻬 메아짜는 3-40년대 AC밀란과 인터밀란 두 팀 모두에서 활약하며 2번이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축구선수의 이름)이지만, 산 시로(또는 간단히 시로)로 더 잘 알려진 AC밀란과 인터밀란의 경기장을 찾았다. 1926년 완공된 이후 여러 차례의 레노베이션을 거친 이 경기장은 현재 8만 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이는 전세계 Top 10에 드는 규모를 자랑한다. 산 시로 경기장은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피콜로미니에 위치하고 있었다. 방문했던 8월초 당시는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하기 2-3주 전으로 한적했지만, 박물관과 경기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심심찮게 보였다. 40분 남짓한 경기장 투어는 경기장과 관련된 역사와 두 홈 팀에 관련된 에피소드, 라커룸, 프레스룸 등을 직접 구경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박물관 내에는 AC밀란과 인터밀란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를 구비해서 축구팬들을 유혹하고 있었고, 옆에 자리한 샵에서는 오리지널 기념품을 살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밀란팬도 축구팬도 아니었지만, 문외한도 흥미를 가질 수 있게 꾸며진 산 시로의 방문은 충분히 기억할만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Triennale 

Sempione공원 남쪽에 위치한 Palazzo dell’Arte는 밀라노의 디자인 박물관 트리에날레(Triennale)가 위치하고 있다. 본디 트리에날레는 발음에서도 추측할 수 있듯, 삼 년마다 열리는 국제박람회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비엔날레가 2년마다 열리는 국제박람회인 것처럼) 1923년부터 시작된 이탈리아의 트리에날레가 1933년 밀라노의 Palazzo dell’Arte에서 개최된 이후, 강렬한 여파로 그 다음부터 본래의 건물이름을 버리고 트리에날레라는 애칭 아닌 애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방문했을 당시는 외관공사로 자칫 지나칠 뻔 할 정도로 초라했지만, 내부는 시원한 2궁전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탈리아 디자인의 연혁과 대표적 작품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었던 상설전시의 곳곳에는 대표 디자이너들의 작품설명과 철학이 동영상 인터뷰로 만나볼 수 있어 한층 이해가 쉬웠다. ‘Steel Life’라는 타이틀의(발음은 지아 장 커의 영화제목과 같다) 기획전은 한 대형철강회사가 5-6명의 아티스트들에게 의뢰해 자신들이 생산하는 강철제품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고 전시했다고 한다. 상당히 재미있는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흔히 강철하면 무거워서 우직하고 또 무식해보이는감이 없잖아 있기에 더더욱 이러한 발상을 통해 잠재적 고객과 사회에 한 걸음 나아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예컨대 국내의 제지회사도 종이를 이용해 작가들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해보면 어떨까. 아니면 타이어회사나 제과회사도 좋다. 상상력만 있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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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를 놓쳐 박물관 내 까페에서 현지친구의 추천으로 요기를 했다. 밀라노에서 5순위 안에 드는 스타셰프가 운영하는 격조 있는 곳(?)이었는데, 깔끔한 한 상을 받을 수 있어 늦은 점심이었지만 기분은 한층 업! 메뉴는 계절채소와 호박씨 등의 견과류,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를 곁들인 샐러드와 (이름은 까먹었지만) 스튜와 치즈를 이용해 만든 리조또를 네모난 틀로 튀겨낸 요리였다. 직접 구운 빵도 맛보고, 맛볼 시간이 없었던 에스프레소도 한 잔. 까페 곳곳에 배치된 재미난 조형물과 시원스레 뚫린 오픈키친까지 완벽한 점심을 멋지게 보조하고 있던 오후였다.  

2009/08/25 00:05 2009/08/25 00:05

이탈리아 체류기 (6) 코드명 밀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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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에서의 편안했던 1박을 끝내고 다시 기차를 타고 서쪽으로 한 시간 반쯤 이동하니, 이탈리아 패션산업의 중심부 밀라노에 도착했다. 6-7년 전 친구를 만나기 위해 밤기차를 타고 들렸던 것이 마지막이었지만, 여러 잊지 못할 기억들이 많이 남아 이 도시는 내가 가장 친근(?)하게 생각하는 곳이기도 하다. (최고의 카푸치노를 맛 보았고,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고, 꼬르소꼬모의 셀렉팅에 감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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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오모와 몬테나 폴레오네

중앙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두오모 광장으로 이동했다. 성수기였기 때문이었는지 역시나 두오모 광장 근처에는 여행객들과 어떻게 해서든 그들의 지갑을 열고자 하는 비둘기 모이족’(이들은 유명광장 등지에서 곡식을 가지고 비둘기를 유인하는데, 그를 지켜보는 여행객에게도 곡식을 나눠주려는 제스처를 취한다. 그 곡식을 받아 들게 되면, 대가로 돈을 지불해야 한다. 전형적인 수법이니 조심하시길)들로 붐볐다. 10년 이상의 보수공사기간을 마치고, 완성된 두오모의 모습을 보니 그 정교함과 수려함에 탄성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두오모를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왼편에 위치하고 있는 몬테나 폴레오네는 여전히 명품거리로서의 위상을 지켜내고 있었다.(전통적인 아케이드 형식의 몬테나 폴레오네는 발터 벤야민의 지적처럼 상품자본주의의 원조신전의 형태가 어떤 것인지 또한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몸소 체험하게 해주는 좋은 표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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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

산타마리아 델라 그라치에 교회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보기 위해선 사전예약이 필요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시기 별로 예약사이트를 개방하는 타이밍을 맞추어야만 티켓을 예매할 수 있는데, 사이트 또한 불안정해서 제대로 예약하기에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결국 대행료까지 합쳐 6.50유로라는 적지 않은 입장료를 내고, <최후의 만찬>을 보기 위한 행렬에 합류했다. 15분 간격으로 30명 정도의 방문객만을 허락하는데, 이들이 입장할 때도 삼중문을 통과해야지만 그림이 걸려있는 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현지 지인의 말에 의하면, 이 그림을 유지/보수하는 데 일본 기업이 대대적인 스폰서십을 자청했다고 한다. (일본인들의 스케일이란!) 10분간의 시간 동안 그림을 감상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엄격했던 보안 때문이었는지 관람객들의 기대감도 한층 고조된 듯했다. 은은한 조명아래 모습을 드러낸 <최후의 만찬>은 너무도 익숙한 그림이었기 때문인지 생각보다는 감동이 덜 했으나, 여전히 그 안에 담긴 여러 읽을 거리와 조형미가 대작의 포스를 뿜어내고 있었다. (Tip! <다빈치 코드>를 읽거나 본 이들에게는 훨씬 흥미로운 감상이 될 것이다)

 

2009/08/22 11:49 2009/08/22 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