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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 A'에 해당하는 글들

  1. 2009/06/01  죄에 묻다

죄에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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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어원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hamartia과녁을 벗어나다는 뜻으로 오늘날 통용되는 죄의 뜻과는 상당히 다름을 알 수 있다. 백과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현대적 의미에서의 죄란 국가나 사회 ·교단()과 같은 집단이 규범()으로서 인정하는 법칙에 어긋나고 그것의 결과로서, 규범을 위반한 사람에게 벌을 가하게 되는 행위나 태도의 일반적 명칭을 뜻한다. 국가와 같은 사회적 집단의 단위가 정착되고, 그 안에서의 일련의 규칙들이 공익과 공영을 위한 최우선순위로 등극하기 시작하면서, 정죄 또는 단죄와 같은 행위들이 자연스레 나타났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발칙하게 상상해 봄직한 일은, 대체 누가 누구의 죄를 판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물론 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은 중등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냐는 비아냥과 함께, 사회 최고의 규범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쯤으로 치부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최고의 선을 보장한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 가. 인간의 삶에서 가장 내밀하고도 주요한 부분이 의학과 법학일진데, 그 두 분야 가운데서 완전한 인간의 행위가 가능하기는 하단 말인가. 무조건적으로 그 반대방향을 따라, 모든 것을 와해시키자는 극단적인 주장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불온전한 속성으로 인한 사각지대를 어떻게 풀어나갈 건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은 계속되어야 한다.

존 크리울리 감독의 2007년작 <보이 A>는 어린 시절 우발적인 살인사건으로 가해자로 낙인 찍힌 한 소년이 성장하여 재사회화를 겪는 여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실제 영국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남자주인공의 탁월한 연기와 연출로 크게 인정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그 어느 편도 들지 않은 채, 공정한 시선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한 번의 죄로(영화는 주인공이 직접 범행에 가담한 것이 아니라, 그 현장에 있었을 뿐이라는 암시를 던진다) 호된 대가를 치러야 했던 주인공이 성장한 후 사회에 첫발을 내 딛고, 끊임없는 자기의심에서부터 벗어나려는 과정은 참으로 눈물겹다. 어느덧 사회 안의 구성원으로 어엿한 모습을 꾸며가던 그에게 주홍글씨의 악령이 되살아나고, 그의 곁에 머물던 이들은 금새 그에게 등을 돌린다. 가족과 친구 모두에게서 버림받고, ‘악마로 호명되며 살아가는 그에게 더 이상 갈 곳은 없는 것인가. ‘보이 A’라는 가명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눈감아도 사라지지 않는 악몽에서 벗어나려 했던 스물 중반의 청년에게, ‘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는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잔인한 인식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 에 대한 개념은 허공에 떠도는 추상적인 무언가가 아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죄인을 만들어내는데 탁월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변모해왔다. 주홍글씨, 마녀사냥, 매카시즘 등. 모든 것은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죄의 기준이 만들어낸 무시무시한 칼날이다. 죄란 논리에 의해 삶과 죽음, 때로는 더한 고통도 더해진다. 그러나 본질을 꿰뚫는다면 그 어떤 것도 죄로 완벽히 설명할 수 없으며, 죄로 무언가를 교화시키거나 공포심을 조장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허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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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1 23:00 2009/06/01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