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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29  서비스, 수다를 경영하다

서비스, 수다를 경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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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 샵에 가면 두 가지 상황이 연출된다. 끊임없이 수다를 떨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이건 비단 네일 샵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미용실, 백화점, 택시 등 우리가 고객이란 이름으로 드나드는 모든 장소 안에서 이뤄지는 낯익은 풍경이다. 이 안에서 이뤄지는 대화 또는 수다의 내용은 가지각색이다. 말을 먼저 거는 쪽도, 걸어오는 말에 대꾸를 하는 모양새도 총천연색이다. 나는 이런 수다에 동참하면서 그 안에서 이뤄지는 여러 관계역학을 관찰하곤 한다. 어디서 어디까지가 상술이고, 어디서 어디까지는 립 서비스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진솔함인가, 하고 말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잘 들여다보면 일종의 경영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 나의 말을 통해 타인이 어떻게 반응하고, 그 반응에 대한 나의 반응은 또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라는 모토를 가지고 분석해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꽤 많이 나올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지 않은 채 말을 내뱉거나 고도의 계산(절대 전제)하에 대화를 이끌어간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수다를 통해 경영한다는 시각에서 보자면 반 정도의 효과만을 볼 수 있다. 즉흥적이고 직관에 의존한 전자의 말과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간파하고 상대의 잠재의식에 귀 기울이는 후자의 말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었을 때, 서비스란 필드 안에서 자신이 공급자이건 수요자이건 상관없이 성공적인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소위 말을 잘하는 사람은 비단 보험회사 직원이거나 정치인이거나 동네 반상회 회장이 아니다. 그들은 이 가지는 힘을 알고, 그에 적절히 효과를 부여하고, 무엇보다 말로써 제대로 반응할 줄 아는 사람이다. (연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연기의 기본은 ‘action’이 아니라 ‘reaction’이다.) 서비스 업에서 고객과의 관계를 맺는 가장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는 수다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이는 결국 서비스 업뿐 아니라, 대부분의 인간관계 안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원리다. 스스로 말을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 가. 모든 수다는 무의미하고 불필요하다고 보는가. 과연 당신이 믿는 가치가 맞는지, 다시 한 번 재고해 볼 때다. 세상에 쓸데 없는 것은 (거의) 아무 것도 없다.   
+오랜만에 네일 샵에 갔다가, 평소 '네일 샵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대화를 나눈 것'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참 귀여운 아가씨였는데, 때때로 '일회적 타인'의 삶은 이렇게도 흥미로운 것인가, 싶어 신기했다. 예전 NYT에 '어린 소녀들의 첫번째 페디큐어'에 관련한 기사가 있어 링크한다. 이 글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자아이들이 외적 허영에 눈뜨는 시기'에 대한 이해를 위해 가볍게들 읽어보세요.

2008/10/29 15:35 2008/10/29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