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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7  서울재즈페스티벌 2009 (3)
  2. 2008/06/26  클래식형 스펙트럼

서울재즈페스티벌 2009

서울재즈페스티벌의 세 번째 날 밤 공연. 관련기사의 말마따나 이번 페스티벌 중 가장 기대했던 가치가 있던 공연 둘을 소개하고자 한다. 장장 3시간에 이르는(인터미션 포함) 긴 공연 시간 동안 색은 다르지만,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올곧게 지켜나가는 두 명의 뮤지션을 목도했다는 것 만으로 가슴 벅찰 이유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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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el(left) & Peyroux(right)


1부의 마들렌느 페이루는 목소리와 창법 덕에 2의 빌리 홀리데이라고 불리지만, 정작 받았던 인상은 그 보다는(스탠더드 재즈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면모의 집시와 같은 느낌이었다. 홍보용 사진에서와는 달리 수수하게 긴 머리를 땋아 내리고 자신의 낡은 기타 줄을 조심이 뜯는 모습은 영락없이 불가리아의 작은 소도시에서 만날 법한 떠돌이의 모습이었다. 음악 또한 그 모습을 닮아 소박하고 꾸밈없었는데, 각각의 노래에 대한 설명과 소소한 브릿징 멘트는 오랜 시간 길거리에서 노래 부르며 하루를 꾸려가는 생활음악인의 면모와 흡사했다.

반면 2부의 바우터 하멜은 그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각종 진귀한 악기(?)를 늘어놓고, 미니확성기까지 동반해 다양한 실험정신을 보여주었던 그에게 젊은 팬들은(특히 정열적인 누나 팬들) 끊임없는 박수갈채를 보내기에 바빴다. 이쁘장한 외모에 어린 나이가 자칫 그의 음악에 대한 선입견을 심어줄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런 인식을 공연에서 이렇게나 말끔히 씻어버릴 수도 있는 거구나, 싶었다. 한 곡 한 곡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를 어떤 퍼포먼스와 함께 엮으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그야말로 몸 속에 리듬세포로 가득한 것과 같은 바우터 하멜. 특히 그는 자신의 밴드와 함께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어 관객을 환호의 도가니로 이끌었다.

음악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음악을 즐겁게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적어도 관객과 직접 만들어가는 공연에서 뮤지션 자신의 것을 일방적으로 전달해주는 반쪽의 것이 아니라,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음악을 통해 당신도 즐겁게 해 드릴게요,라는 마인드로 임하는 공연.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지난 해의 크리스 보티, 그리고 이번 해의 마들렌느 페이루와 바우터 하멜. 매해 진화해가는 서울재즈페스티벌을 보며,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내년엔 누가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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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7 15:59 2009/05/17 15:59

클래식형 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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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르담 필의 새 지휘자, 야닉 네제-세겐



넉넉잡고 클래식 음악(Classical Music)의 역사를 따져본다면 11세기 정도가 된다.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 기원을 9세기부터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클래식이라는 장르 안에서도 워낙 역사와 문화를 걸쳐 다양한 층을 형성해 왔기 때문에 어떤 게 클래식이냐?’고 질문했을 때, 한 마디로 답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클래식 음악은 우리 사회에서 클래식이라는 말로 통용되고 있지만, 실제 순수하게 언어 자체 만으로 두고 본다면 ‘Classic’‘Classical’ 간에는 어느 정도의 의미 차가 있다. 전자는 일류(작품) 혹은 고전 자체를 지칭하는 단어이며, 후자는 되려 그를 수식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기에 그 자체 만으로는 온전한 단어로 사용되기 힘들다.)

 

이런 클래식 음악계(이하 클래식 계)에서 십 수년 전부터 대두되었던 문제가 미래의 클래식이다. 이는 신문의 종말과 유사한 문제로 물론 그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형태로 변모해 가야 한다는 내외부의 압력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메이저 레이블 사를 중심으로 하는 스타 마케팅과 POP이나 MTV등과 같은 대중적 장르 혹은 채널과의 제휴는 팔리는 클래식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관련 업계와 클래식 음악가들의 위기의식에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어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펼쳐진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로테르담 필)의 내한 공연은 이러한 클래식 계의 변모하는 스펙트럼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랑랑과 더불어 지난 해에 이어 올해 다시 내한한 윤디 리(Yundi Li)와의 협연은 다분히 이벤트적인 면모가 돋보였고, 오는 8월 로테르담 필에 음악감독으로 정식 취임하는 젊은 지휘자 야닉 네제-세겐(Yannick Nezet-Seguin)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난 해, 윤디 리 공연에 대한 리뷰 링크)  

 

언론에서 이미 여러 차례 소개된 적이 있지만 이미 유럽 음악계에서는 두스타보 두다멜(27),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36), 다니엘 하딩(33), 필리프 조르당(34) 등의 젊은 2,30대 지휘자들이 대거 등장한 데에 있어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디오 만큼이나 비주얼이 중요해진 이상,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고(그들의 화려한 외모 혹은 에너제틱한 연주모습), 음악회 실황 뿐 아니라 다양한 DVD작업을 하는 데에 있어서도 무한한 영감과 가능성을 열어주는 젊은 연주자들의 등장이 반가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오히려 동양권에서보다 서양권에서 클래식이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 받고, 고리타분한 음악으로 간주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탈출구는 이와 같은 젊은 피(!)를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보인다.  

 

라벨의 ‘La Valse’를 시작으로 윤디 리와 함께한 프로코피에프의 ‘Piano Concerto No.2 in G minor op.16’, 그리고 마지막 작품으로 연주한 쇼스타코비치의 ‘Symphony No.5 in D minor, op.47’에 이르기까지 이번 로테르담 필의 프로그램은 다소 격정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인상을 안겨주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차례도 흐트러지지 않고 온몸으로 지휘한(!) 네제-세겐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로테르담 필의 잠재성이 청각의 촉을 타고 흐르는 듯 했다. 불안한 정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드라마틱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통해서 그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근현대로부터 그 이전의 시간으로 거슬러올라가는 음악적 여정의 신호탄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 아니면 그 이상의 큰 그림이 숨어있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그의 리드미컬한 지휘봉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음악회는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초반까지만 해도 네제-세겐의 진두지휘에 뚱했던 관중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의 4악장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레와 같은 함성소리와 함께 연신 브라보를 외쳐댔다. 아직 앳된 모습이 가시지 않은 젊은 지휘자의 얼굴 뒤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의 무게와 이해의 연륜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젊은 것은 늘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지 않은 것보다는 좋은 것이 많다고 느껴지는 때다. 그렇기에 이 젊은 지휘자의 서른 넷이 염려스럽기 보단 이유 없이 두근거린다. (연합뉴스 공연관련 기사)   



2008/06/26 23:58 2008/06/26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