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문법

딱 들으면 ‘OO다!’라고 알아차릴 수 있는 음악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언젠가는 이러한 특성이 ‘식상함’과 동의어로 치부되었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내기까지 고루한 과정을 지나야 함을 방증한다. 지난 7일과 8일 양일 간 LG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열었던 윤상에게는 확실한 색이 있다. 너무 하드코어적이지 않은 전자음과 달달한 가사의 조화, 그리고 (여심을 포함한)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멜로디라인까지 그의 색은 한결같았다. 그러나 그의 한결같음은 판에 박힌 지루함이 아니다. 그 한결같음은 장인정신에서 비롯된 자기와의 싸움, 자신을 넘어섬과 닿아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그는 자신의 클래식 넘버와 신곡, 그리고 실험정신이 담겨있는 연주를 선보였다. 여성관객층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한(?) 이번 콘서트에서는 가수 윤상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성이 따라다녔다. 이따금 음정이 불안했다는 점은 조금 민망하긴 했지만, 그가 스스로 전체적인 기술과 음악적 완성도를 전부 관할하고 있었다는 부분을 감안한다면 이해할 수 있었다. 크지 않은 무대를 층을 나누어 입체적으로 구성해 한층 시각적인 효과를 높였고, 조명과 영상 프로젝션에도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사운드적인 면에서 최상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장비동원 뿐 아니라 디자인을 확실히 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한 프로정신이었다. ‘ The 1st’의 스트링과 정재일과 하임 등의 세션 또한 콘서트 무대를 꽉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사견이지만, 정재일은 랑랑과 맞먹는 파워를 지니고 있었다 @-@)
“와, 진짜 최고였어. 나도 저런 음악하고 싶다.” 콘서트가 끝나고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던 콘서트 장 앞길에서 어느 여성관객의 감동 어린 한 마디를 엿들었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것을 넘어서서, ‘그러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소망까지도 일깨워 주는 경험은 흔치 않다. 그런 의미에서 윤상은 자신만의 문법으로 관객과의 소통에 성공한 셈이다. 나 혼자만을 위한 중얼거림이 아닌, 누군가를 위한 말걸기로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