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일본'에 해당하는 글들

  1. 2008/10/05  이자카야, 발견
  2. 2008/08/21  Artpolis (3)

이자카야, 발견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말께 친구와 홍대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꽤나 괜찮은 이자카야를 하나 발견, 기쁜 마음에 포스팅한다. ‘텟펜이라는 이름의 반 오픈 형식의 라운지 이자카야로 아기자기한 내부에 이끌려 얼굴을 쑥 들이밀고 말았다. 본의 아니게 점장으로 보이는 (한국말을 꽤 잘하는) 일본인이 우리 일행에게 말을 걸어왔고, 결국 머쓱해진 우리는 메뉴판을 살펴보곤 명함까지 받아버렸다. 오픈된 주방 사이로 직접 두부를 만드는 광경까지 눈에 들어왔고, 친구와 나는 동시에 오센’(일전에 언급한 아오이 유우 주연의 드라마)을 떠올렸다. 조만간 들리겠다는 (진심 어린) 약속을 하고 종종걸음으로 컴백-

+명함을 들여다보면 웃기는 요소가 많다. 자신의 생일과 혈액형을 적어놓은 것 하며. (진정 혈액형 집착국으로는 한국과 일본을 꼽아야만 하는 것인가!) 뭔가 유쾌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거나. 실제 만남으로도 꽤나 호탕하고 친화적인 캐릭터였지만. 장사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따금 그게 천직인 것만 같은 사람들을 본다. 그리고 그런 가게들은 대부분 대박이 난다. (이 얼마나 단순하면서도 놓치기 쉬운 진리던가. 즐기는 자를 따라갈 자는 없을지니. 아멘.)  

++요즘 들어 친구들이랑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나이 들어() 그런가?’. . 언니 오빠들이 보면 혀도 안 찰 얘기지만,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하루 무리하고 나면 그 다음날 하루 종일 뻐근하다거나. 잘못해서 상처 나면 잘 안 아문다거나(이건 좀 비극적). 얼굴은 알겠는데, 순간적으로 이름이 생각 안 난다거나. 걸어가면 될 거린데, ‘에잇하면서 택시를 탄다거나. 처음 보는 사람(예컨대 택기 기사님이나 시장의 점원)과도 스스럼없이 수다를 떤다거나. (진정 아이러니는) 몸에 좋은 거 은근히 찾아먹으면서 술은 안 끊는다거나. (등등등) 안 좋은 습관들은 없어지기는커녕 무슨 악종화석’(이런 건 없겠지만)마냥 들러붙어 심신을 고달프게 한다. 호불호가 쉽게 드러나진 않지만, 되려 그게 더 무섭게 느껴진다. 싫어하는 음악이 나오면 슬쩍 다가가 볼륨을 내려버린다던가, 입맛 당기지 않는 메뉴를 추천하면 싫다는 표현은 안 하면서도 완곡한 회유를 시도한다거나. 여러모로 체험으로 터득한 잔머리만 나날이 늘어가는 것 같아 징그럽다가도, 그래도 이 정도면 솔직한 거지하면서 스스로를 타이른다. 설이 길어졌지만, 결국 말하고 싶었던 건 좋은 먹거리에 집착하게 된 것도 나이 들어서또는 이른 노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리고 이렇게 안주 맛도 술 맛도 있어 보이는 장소는 여러모로 예뻐 보인다는 거다. , 진짜 나이 들었나.

2008/10/05 18:23 2008/10/05 18:23

Artpolis

아트폴리스.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를 뜻하는 ‘polis’와 예술을 지칭하는 ‘art’가 만나다. 그 이름만으로도 떨리는 순간(!)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커뮤니티의 색깔을 입혀나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걱정이 뒤따른다. 건축가 개인에게 주어지는 프로젝트가 아닌 그 도시 안에 사는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디자인. 그것이야말로 이상적인 선상에서 아트와 폴리스가 대면하는 것이 아닐까.

 

최근 전주시가 아트폴리스 프로젝트를 내놓고 야심 찬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전주시가 가지는 역사적문화적 의미와 한옥마을등지로 대표되는 전통 건축 양식, 그리고 주변의 청정지역까지 포함해 새로운 개념의 아트폴리스를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다. (송하진 전주시장 인터뷰) 이러한 아트폴리스의 개념을 좇아 올라가다 보면 일본 규슈의 중부를 차지하고 있는 구마모토 현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전 총리이기도 했던 호소가와 모리히로가 구마모토 지사로 근무했던 198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트폴리스 프로젝트는 전후(戰後) 획일적인 일본 건축양식에서 탈피해 지역의 성격과 환경에 부합하는 도시디자인을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이후 세이와 분라쿠 극장, 구마모코 북 경찰서, 타마나 천문관, 미래의 숲 박물관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독창적이면서도 구마모토다운아트폴리스를 완성했다. 호소가와 모리히로가 지사로 근무할 당시만해도 구마모토 현은 수은중독 공해병으로 잘 알려진 미나마타 병으로 버려진 섬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그는 후대에 남는 건 문화밖에 없다는 선각자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구마모토의 이미지를 혁신적으로 바꿀 문화정책을 수립하기에 이른다. 그 중 첫 번째로 도입한 제도가 일명 커미셔너 제도이다. 이는 아트폴리스를 수립하기 위해 그를 맡고 있는 최고 책임자인 커미셔너가 각각의 건축사업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건축가를 추천하는 제도다. 호소가와의 제안을 받아들인 초대 커미셔너 이사자키 아라타를 비롯하여 2대 커미셔너 다카하시 데이이치, 3대 커미셔너 이토 도요오 (기사링크)등 기라성 같은 건축가들이 아트폴리스의 근간을 마련하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마모토 북 경찰서


 

그를 통해 탄생한 것이 위에서 잠시 언급한 건축물들이다. 마치 거꾸로 서 있는 듯한 인상의 구마모토 북 경찰서는 통상적으로 권위적일 거라는 고정관념을 깨버린 파격적인 건축물로 평가 받고 있다. , 경찰서란 위법한 행위를 처벌만 하는 무시무시한 공간이 아니라 시민의 불편해소와 안녕을 위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는 편안하고 익살스럽기까지 한 이미지를 준 것이다. 그 외에 기하학적인 디자인이지만 주변의 언덕 등과 잘 어우러진 타마나 천망관, 원뿔 모양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미스미 항구 페리 터미널 등은 구마모토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일본 경기가 침체되고 아트폴리스정책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대표하는 이미지로서의 디자인이라는 의미는 있지만, 점차 독창적인 디자인에만 심혈을 기울이다 보니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과의 교감이 점차 약화되었다는 지적이었다. 결국 구마모토 3대 커미셔너인 이토 도요오는 아트폴리스 정책에 공개심사제도라는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제공했다. 아트폴리스 공모전에 참가한 건축가들이 공개경쟁을 통해 설계안을 발표하고, 그 심사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직접 건축가들과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겪게끔 한 것이다. 나아가 구마모토 현에는 도시의 디자인을 전담하는 디자인 사무국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해당 부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도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는 등, 오프라인을 통한 지역자치정부와 시민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이호쿠 정민홀



아트폴리스와 유사한 형태로 진행된 14년간 50억을 들여 완성한 프랑스의 그랑 프로제(Grand Project)’ 또한 오늘의 파리를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모리히로 지사처럼 당시 프랑스의 대통령이었던 미테랑의 굳은 철학이 아니었다면 하나의 도시를 그 도시에 맞게 디자인한다는 발상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아트폴리스건 (더 넓은 의미에서) 도시디자인이건 윗선상의 일방적인 정책추진형태로는 그 어떤 프로젝트도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도시의 잠재력과 정체성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는 큰 눈과 그 안에서 작은 부분들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작은 눈들이 함께 모여 그림을 그려나갈 때만이 각각의 도시에 적합한 모습을 창조해나갈 수 있다.

2008/08/21 09:00 2008/08/2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