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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해당하는 글들

  1. 2008/11/04  축! 감성정치 르네상스
  2. 2008/09/06  Palin’s ‘As Is’ & ‘To Be’
  3. 2008/08/02  War for Whitehouse#1
  4. 2008/07/22  Politics in Colour

축! 감성정치 르네상스

시작은 이러했다.

인간의 의지에 따른 행위의 자유는 그의 고유한 이성에 근거한다. 그리고 그 이성은 인간 스스로를 구성해가는 규칙을 형성하고, 인간이 자신의 의지에 의한 자유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가늠하는 척도로 기능한다.

중세사상가이자 정치철학자였던 존 로크가 굳이 이성의 우월성 또는 절대성에 대해 강조하지 않았더라도 서양철학사에서 이성이 차지하는 위치는 가히 절대적이었다. 이성이 아닌 감성에 의지한다는 것은 대부분 무언가 미천한 것으로써, ‘감상에 빠지다와 같은 비아냥거림을 받기 일쑤인 그런 성격의 것이었다. 불완전하고 카오스적이며, 명확하지 않으면서 심지어 변덕스럽기까지 한 감성이란 요물에 영혼을 파는 것은 신경질적인 예술가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행위였다. 감성정치? 웃기는 얘기다. 적어도 고대에서 중세까지의 시각에서 보자면 그렇다.

1988년 미 대선, 당시 여론조사에서 상대후보보다 20퍼센트나 앞서가던 민주당의 마이클 S. 듀카키스 후보가 버나드 쇼를 만났다.

버나드 쇼(진행자): (당시) 주지사님, 만약 키티 듀카키스(그의 아내)가 납치당한 후 죽임을 당했다면 당신은 그 살인자에게 사형을 선고하시겠습니까?

마이클 S. 듀카키스: 아니요, 버나드. 저는 제 전 생애를 걸쳐 사형제도에 반대해 왔습니다. 그 방지책에 대해 어떤 근거도 찾지 못하겠군요. 저는 흉악범죄를 다스리는 데 사형제도 말고 더 효과적인 방안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토크쇼 이후 듀카키스는 순식간에 우위를 빼앗겼다. 그가 자신의 신념에 근거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감성적으로 잘못된 대답을 했기 때문이다. 쇼가 기대했던 건 아마도 그의 감성에 대한 가감 없는 대답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듀카키스는 자신의 부인을 죽인 살인마에게 당연히 사형에 처하겠다고 답한 대신, 자신이 대통령 후보로서 고수한 정책적 가치를 최우선 순위에 둔 것이다. 결국 이 토크쇼를 지켜본 대다수의 사람들은 듀카키스의 대답에 대해 몇 가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과연 사람일까’. ‘그는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일까’. ‘그는 과연 내가 신뢰하고 지향하는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서 적합한 사람일까’. 이와 같은 의문에 듀카키스는 확신을 주지 못했고, 결국 그는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감성정치의 일면이 드러난 셈이다. 보통 사람들은 정치의 이성적인 면모보다는 소소한 감성적 코드에 더 깊고 내밀한 개입의 성향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뇌 과학에서는 뇌와 감성의 관계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벌여왔다. 정치 심리학자인 드류 웨스턴의 책 「정치적 뇌」에서 저자는 뇌가 정보와 욕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협상을 한다고 말한다. , 정보가 욕망과 결합하면 정치적 뇌는 어떻게 해서든 인간이 욕망했던 결론을 향해 나름의 이성을 주조해낸다는 것이다. 뇌가 비단 이성적이냐 감성적이냐는 논쟁을 떠나서 자칫 이성적으로 보이기 쉬운 결정들도 대부분은 욕망과 결합한 감성적 판단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정치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굳이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정치에서 감성은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초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힐러리가 흘린 두 번의 눈물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녀의 첫 번째 눈물은 동정을 자아냈지만, 두 번째 눈물은 비아냥을 받기도 했다. 정치인들의 눈물 한 방울, 한 방울 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라는 조건이 달리기 때문이다. 감성()은 개인의 표현 양식 중 하나지만, 정치에서 그를 해석하는 방법은 다양해진다. 본래의 의도는 중요치 않다. 그것이 사후에 어떻게 해석되느냐가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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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7월 존 케리를 대선 후보로 지명한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번의 연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버락 오바마(당시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출마)에게는 하나의 절대적인 옵션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원했고, 그것이 결국 자신의 미국, 미국의 삶에 대한 대안 없는 선택이라고 믿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그의 접근법에 지나치게 감성적이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하지만, ‘자신과 유사한 인물, 자신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후보를 찾는 미국 유권자들에게 이보다 더 탁월한 호소는 없는 듯 보였다. 민주당 마지막 전당대회 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는 꿈이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연설을 한 지 꼭 45년째 되던 날, 오바마는 그의 또 다른 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양한 인종문화적 체험을 쌓아온 삶을 통틀어 스스로 작은 미국임을 강조했던 그가 약속한 은 이성적 선상에서만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고백적 어투와 그 안에 살아 숨쉬는 (어쩌면 고도로 훈련되었을 지 모를) 진정성은, 적어도 듣는 이의 감정을 동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매케인에 비해 정치적 경험이 부족한 오바마는 줄곧 감성적 전략을 취한다. ‘그래요. 나는 어쩌면 (정치에 대해) 아직 잘 모를 수 있겠지요. 그러나 난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는 그 말을 우회적으로 ‘Yes, We Can’으로 치환한다. 그럼으로 인해우리를 잃어버린 사람들과우리를 이루는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민주주의’, ‘미국’, ‘미래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란 구호를 외치게 하는 것이다. 비록 그 민주주의가, 그 미국이, 그리고 또 그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처칠이 지적했듯이제껏 시도된 모든 체제를 제외하고 민주주의는 가장 나쁜 정치체제일는지 모른다. 이성적 판단을 배제한 상태에서 다수가 감정을 좇아 (대선과 같은) 국가적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많은 정치체제 안에서 다분히감정과 연루된 결정들이 이뤄졌고, 그를 통해 역사는 피를 흘리기도 성장을 경험하기도 했던 것 아닌가. 이성과 감성 중 무엇이 더 우월하냐는 지지부진한 논쟁은 근대 이전으로 덮어두도록 하자. 중요한 것은 이성을 움직이는 건 단연 합리적인 요소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한층 나아가 감성이 작동하는 데 이성적인 요소가 적절히 배치될 때 한층 임팩트 있는 전달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감성정치는 이러한 감성과 이성 간의 관계학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음을 전제한다.

사회의 불안정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덩달아 그 불안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보라색이 커밍 쑨 코드로 점쳐지고, 그 덕에 조만간 온 도시가 보랏빛 물결로 뒤덮일지도 모른다. 상상만으로 다소 소름 끼치는 광경이지만, 감성시대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 어떤 사회과학적인 접근방법으로도 내일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은 짜릿하지만, 이내 절망감을 안겨준다. 그 어떤 성공모델도 그 어떤 가이드라인도 없기 때문이다. 이성이 최고의 덕목으로 꼽히던 시대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사이로 감으로 때리는 식의 시도들이 횡행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 좋은 사람이 선봉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가 대중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모양새도 비슷해졌다. 학식이 많고, 경험이 많은 것은 관련 서적에서나 늘어놓을만한 얘기가 되었다. 이성적 데이터보다는 감성적 결정력을 응집하는데 더 많은 전략가들이 몰려들어야 한다. 숫자보다는 이미지 하나가 개개인의 심장뿐 아니라 뇌까지도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현욱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덕훈씨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는데요?” (중략)

사랑은 리얼이고 필링이고 터치지요.”

이를 빌어 정치에 대해서도 재정의해 볼 수 있겠다. ‘정치는 이제 리얼이고 필링이고 터치라고 말이다. 나아가 수 백 년의 정치사를 뒤집을 만한 주장도 가능할 게다. 지금껏 인류는 단 한 번도 전적으로 이성에 근거한 정치적 결정을 내린 적이 없다고. 모든 건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사사로운 감성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감성정치는 막 시작된 게 아니다. 오래 전부터 그렇게 있어왔던 것이다. 그저 시대가 인정하고 싶지 않았거나, 인지하지 못했을 뿐,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현대인은 더 이상 냉소의 바지자락을 잡고 있지 않다. 리얼하고 필링으로 통하는 무언가와 터치를 하고 싶을 뿐이다. ! 감성정치 르네상스.

* 이 글은 어제 마감된 <GQ KOREA CRITIC AWARD 2008 >에 공모한
대중문화비평입니다. 출처를 밝히지 않고 무단으로 전제하는 것을 금합니다.

2008/11/04 09:30 2008/11/04 09:30

Palin’s ‘As Is’ & ‘To Be’

사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가 지난 3일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계기로 정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5명의 아이의 어머니이자 정통 알래스카 출신인 사라 페일린은 알래스카 내에선 개혁적인 인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연방 무대에선 전적으로 뉴 페이스. 일단은 그녀가 알래스카 대표로 미녀대회에 출전했다는 것과 그녀가 공식적으로 낙태를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그녀의 미성년자 딸이 임신을 했다는 점, 44세로 젊은 백인 직업 여성을 대표하면서 동시에 하키 맘(방과 후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며 동분서주하는 전형적 주부)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부분 등이 큰 주목을 끌고 있다. 그녀의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 또한 오바마 만큼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비교적 직설적인 화법과 정확한 위치 선정으로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그녀의 등장으로 내심 힐러리가 기뻐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 오바마가 이번 대선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다음 대선엔 힐러리가 출마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고, ‘페일린 효과가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면 여성 지도자에 대한 인식도 한층 격상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그러면서도 페일린의 등장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힐러리를 대항마로 내세우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어 앞으로의 힐러리의 행보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조심스럽게 페일린 효과가 언급되는 가운데 미 대선은 세대 간, 인종 간, 성별 간의 복합적인 대치구조로 발전할 양상이다. 오마바의 독주가 예상되었던 가운데 페일린의 등장으로 민주당-공화당 간 빅매치가 이뤄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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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페일린이 가야 할 길은 멀다. 그녀가 일단은 공화당이 추구해왔던 미국적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가정과 일, 그 무엇도 소홀히 하지 않는 슈퍼우먼으로서의 그림을 얼마나 충족시켜줄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가십 제조로는 일가견이 있는 양대 대선 캠프나 미디어 등이 그녀의 뒤를 얼마나 캐내고 부통령 후보로서 적합한 또는 부적합한 정보들을 퍼뜨릴지도 관건이다. 그러나 미국 사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보수기독단체와 힐러리를 지지했던 (여성)지지자들이 대거 공화당 지지에 나선다면 결단코 한쪽의 전적인 승리를 보장하기 힘들어진다. 또한 매케인-페일린의 파트너십과 부시 정부와의 거리 두기가 어떻게 비치느냐에 따라서도 지지율 상승세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논리적 비약이 있지만, 미 대선은 야구게임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본격적인 승부는 ‘9회 말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막판까지 가봐야 어떻게 될는지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다. 한 유명 칼럼니스트는 후보 수락 연설은 페일린에게 가장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앞으로 그녀에게 펼쳐질 레이스가 얼마나 험난할는지 경고(?)하는 냉소적 메시지인 셈이다.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페일린이 잃을 것은 없을 듯 하다. 이따금 캐나다 땅으로 오해될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한 알래스카(참고로 알래스카는 미국의 49번째 주로써 면적으로는 가장 크지만, 인구밀도는 와이오밍 주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의 젊은 여성 주지사에게 찾아온 기회는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기 때문이다.  

2008/09/06 23:34 2008/09/06 23:34

War for Whitehouse#1

# 미국성과 인종문제 

 

혹시 좋아하는 후보 있어?”

한 미국인 친구가 미 대선이야기를 하다 자연스레 질문을 했다.

글쎄. 오바마는 참 흥미로운 인물이긴 한데, 결국은 매케인이 되지 않을까?”

?”
대중적인 인기와 선거결과가 꼭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아. 부시 때만 해도 그렇고.”

그런가? 내가 알기론 그랬던 적이 닉슨-케네디 때와 지난 번 고어-부시 때, 미 선거역사 상 딱 두 번뿐이었어. 사람들은 많이 기억 못하지만.”

그래? 넌 누가 좋은데?”

나도 오바마가 정말 흥미로운 사람이란 거에는 동의해. 연설도 너무 잘 하고, 젊고 역동적이고. 그렇지만 내가 민주당 지지자임에도 불구하고 매케인도 좋아. 그의 미국성 때문이랄까. 좀 애매하게 들리겠지만, 그가 살아온 여정을 보면 미국에 대한 헌신과 충성도가 대단한 것 같아.”

 

결국 미국인들 중 상당수가 존재 자체로서 미국다운 후보’(애국주의자이면서 동시에 세계와의 균형적인 조화를 추구하는, 적어도 내 눈에는 상당히 이율배반적으로 보이는)를 지향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그들의 애국심이 거슬리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일과 같은 전범국가에서 살았기 때문인지 굉장히 낯선풍경임에는 틀림없다. 동시에 이해하기 조금 힘든 부분은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미국인들이 인종문제는 이번 대선에 얘기꺼리도 못 된다며 일축하는 모습이었다. 어떻게 보면 제3자여서 미국적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일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고고함이 뼛속까지 밴 유럽문화를 체험한 탓인지, 절대 인종적인 문제 100% 해결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누가 위고 아래고혹은 옳고 그르냐의 문제를 떠나서 문화의 차이를 따지기 이전에 혈통의 기원을 찾는 모습은 쉽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서양문화 깊숙이 뿌리내린 못된 습관이기 때문이다. (아차차. 우리 문화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지 않은가. 할 말이 없다, 정말.) 선거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 수천을 모아놓고도 알 수 없는 확률게임이기에 단순히 결과를 점칠 수는 없겠지만, ‘보이지 않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결과에 큰 영향을 줄 것임에는 분명하다.

 

p.s 그 외에도 오바마는 현재 두 가지 문제에 봉착했다. 하나는 언론과의 관계가 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가 매케인에 비해-그리고 지난 얘기지만 힐러리에 비해- 워싱턴 인맥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약하다는 점이다. 이번 유럽 순방을 통해 유례없는 인기몰이를 하며 ‘Obamania’라는 신조어까지(관련기사링크 1 & 2) 만들어냈을 정도로 이목을 집중시키며, 자신의 취약점인 외교이슈에 있어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제껏 우호적이었던 언론과 몇몇 트러블을 통해 오만방자한 오마바 집단으로 낙인 찍히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또한 오바마가 백악관 입성에 성공한다고 해도 정작 심각한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대중적인 지지만큼이나 정계와 재계 등의 지지가 절대적이기에, 백인남성들을 어떻게 움직이느냐도 관건이 아닐 수 없다.

 

# 미 대선이 재미있는 이유

 

어린 시절, YMCA에서 운영하는 글짓기 클래스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6학년 언니 오빠들이 의자 위에 올라가 이 연사 힘차게, 힘차게 외칩니다!!”하는 광경이 왜 그리고 생경했는지. 이제와 생각해보면, ‘주장문쓰기를 하다 내친 김에 웅변 연습까지 시켰던 것 같다. 특별히 웅변대회에 나갔던 기억은 없지만, 남달리 정치에는 일찍이 눈을 뜬 탓이었는지 선거 전 열심히 연설문을 만들어 달달 외웠던 기억은 있다. 외운 티가 안 나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제스처를 취해줘야 했던 것이 관건이었는데, 여러 번 연습을 하다 보니 머지 않아 키워드 중심으로도 말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하) 

 

각설하고 유달리 미 대선이나 영국 국회를 재미있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연설 Public Speaking’때문이다. 서양 문화에 비해 우리가 취약한 부분이 바로 연설이나 토론문화라는 데는 이의가 없을 줄로 안다. 특히 미국과 같은 경우에는 교내 토론 서클이나 NSA(National Speakers Association)와 같은 전문연설단체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을 만큼 말하기 문화가 대중화/전문화 되어 있다. 대선에 있어서도 미디어 정치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만큼, 누가 무엇에 대해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관련기사 링크 1 & 2)

 

위에서도 잠시 언급한 오바마의 유럽순방 중에 베를린 장벽 앞에서의 연설이 여러모로 화제가 되어 찾아 보았다. 통일이 되기 전, 케네디와 레이건 대통령이 연설을 해 유명해진 베를린 장벽 앞에서 통독의 기쁨과 고통(솔직히 말하자면 요즘은 고통이 더 크다)을 만끽한 베를린 시민들에게 새로운 미국의 모습을 보여준 오바마의 유려한 솜씨는 자못 퍼포먼스로서의 의미 또한 크다. (어떻게 보면, 달변가는 후천적인 트레이닝 덕도 있겠지만 천부적인 기질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물론 처칠과 같은 예외도 있지만 말이다.) 말이 나온 김에 베를린 장벽 앞에서의 두 명의 전직 미 대통령, 그리고 미 대선 후보의 연설을 비교할 수 있도록 포스팅했다. 즐감하시길.  




Barack Obama Speech on July 27th 2008 in Berlin Germany 

 


John F. Kennedy Speech on June 23th 1963 in West Berlin Germany




Ronald Reagan Speech on June 12th 1987 in West Berlin Germany

2008/08/02 23:28 2008/08/02 23:28

Politics in Colour

색은 학문적으로 빛의 스펙트럼(분광)의 조성 차에 의해서 성질의 차가 인정되는 시감각의 특성이라고 정의된다. 쉽게 말하자면 빛의 배열을 스펙트럼이라 하고 빛의 색이란 그 스펙트럼의 성질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푸른 바다’, ‘초록 잎처럼 물체에 색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눈은 외계의 색과 형태에 의해서 지각하기 때문에 색은 시각의 기본요소 중 하나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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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색을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는 이라 할지라도 오늘날에 있어 일반적으로 접하게 되는 색의 종류라는 것은 실로 매우 다양하다. 패션만 보더라도 유행하는 색채라는 것이 과거에 비해 모호해지고, 그 바리에이션의 영역 또한 무한대로 넓혀졌기에 올 여름 유행컬러 핫핑크한다고 해서 온 거리가 핑크로 넘실대지는 않는다. 결국 시간과 정보의 수혜로 사람들이 색에 있어 취향과 결정력이 공고해지는 결과가 초래됐다.



그렇다면 정치에 있어서 색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그 시작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1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군인모집포스터가 흑백으로 사용되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으로 다양한 색이 등장한 것은 그 이후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정치에 있어서의 색이란 개인이나 단체, 세력, 국가 등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나타내는 도구로 이용되기 때문에 그 선정과정과 상징성이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 각국의 국기에서부터 시작해서 국가주요기관 또는 정당의 로고, 각종 정치캠페인의 포스터와 전당대회, 정치기관과 정치적 행사의 인테리어 또는 데코레이션, 심지어 미디어 인터뷰 시 정치인의 의상에 이르기까지 색의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배럭 오바마(Barack Obama)의 케이스만 짧게 언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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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이번 민주당 경선과 예비대선기간을 제외하고 서라도 미국 정치인들의 선호 색은 단연 ‘Red, Blue & White’였다. 성조기의 기본 요소를 이루고 있는 푸른 바탕과 흰 별, 그리고 붉은 색과 흰색 스트라이프를 어떻게 변형시켜 시각화하느냐가 모든 정치인(그리고 정치후보생)의 고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부시 정부가 등장할 때만 해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대선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개개 후보의 애국심이 주요 화두로 거론되는 이상 성조기의 색과 각각 요소의 대표성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각 후보의 향방이 결정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 뿐 아니라 정치관련 뉴스를 내보내는 미디어의 입장에서도 ‘Red, Blue & White’는 가장 자주 사용되는 색이다. 특히 루퍼트 머독이 소유하고 있는 FOX NEWS New York Post의 경우는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그 특징을 잘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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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경선 때 힐러리가 위의 삼색을 더 균등하게 사용했던 것에 비해 오바마의 경우는 푸른색을 한층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오바마의 캐치프레이즈가 ‘Change we can believe in’인 것을 감안했을 때, 그가 푸른 색을 통해서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자못 분명해진다. 아래의 도표에서 보이듯이 붉은 색이 역동적인 부분을 부추기는 색으로 사용되긴 하지만, 푸른 색이 주는 안정감과 교감의 기능은 능가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 오바마는 푸른 색을 통해 젊은 이미지를 주는 동시에 자신을 통해 가능한 변화들을 가져올 것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Effects

Suggested Areas of Use

Blue

Calming, relaxing and healing

Not as sedating as indigo. Also the colour of communication.

Any rooms except those used for physical activity or play.

Red

Energizing, exiting the emotions

Stimulates appetite.

Any activity area but red needs careful choice of tone and depth and the space in which it is to be used as it can make a space look smaller and can be claustrophobic or oppressive. However, used well, red and its variation make a space feel warm and cozy. Often used in restaurants.


오바마의 경우는 최근 한 기사에서도 살펴 볼 수 있듯이 미술 시장에서도 다양한 색으로써 애용(?)되고 있다. 이 케이스들은 정치에서 사용되는 을 넘어서서 오바마라는 인물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각각의 예술적 영감과 만났을 때 가지고 올 수 있는 시너지를 노린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제껏 무명의 한 젊은 African-American 정치인이 이뤄놓은 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기에 가능한 그 다음의 스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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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디자인 열변을 통해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비즈니스던 정치던 교육이건 할 것 없이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분야에서 의외로 디자인이나 색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시각적인 부분은 전문가 집단에게 수주를 주고 끝내면 되는 간단한 일이 아니라, 전체적인 이미지의 통합, 그를 통해 파생될 수 있는 갖가지 이슈들에 대한 길고도 험난한 고민이 뒤따랐을 때 비로소 결정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한 번 결정된 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도 필요로 하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 약간의 수정을 거듭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 민주정의 역사도 수십 년이 흘렀다. 끊임없는 정쟁과 소모적인 논쟁, 피와 폭력으로 물든 시절을 뒤로 하고, 아주 조금은 나아진 형편이라고 하고 싶다. 그 안에서 이제는 최소한 10년 이상 존재하는 정당, 모든 이슈에 있어서 기조가 투명한 정치인, 각기 다른 가치노선 안에서도 협력이 가능한 정치체계가 성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Politics in Colour’가 비단 흑과 백안에서만 첨벙대는 형색이 아니길, 너무 빌어 지문이 닳아 없어질 때쯤에야 바람이 이루어지려나 모르겠다.   


2008/07/22 15:50 2008/07/22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