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in Colour
색은 학문적으로 빛의 스펙트럼(분광)의 조성 차에 의해서 성질의 차가 인정되는 시감각의 특성이라고 정의된다. 쉽게 말하자면 빛의 배열을 스펙트럼이라 하고 빛의 색이란 그 스펙트럼의 성질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푸른 바다’, ‘초록 잎’처럼 물체에 색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눈은 외계의 색과 형태에 의해서 지각하기 때문에 색은 시각의 기본요소 중 하나로 간주된다.

굳이 색을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는 이라 할지라도 오늘날에 있어 일반적으로 접하게 되는 색의 종류라는 것은 실로 매우 다양하다. 패션만 보더라도 유행하는 색채라는 것이 과거에 비해 모호해지고, 그 바리에이션의 영역 또한 무한대로 넓혀졌기에 ‘올 여름 유행컬러 핫핑크’한다고 해서 온 거리가 핑크로 넘실대지는 않는다. 결국 시간과 정보의 수혜로 사람들이 색에 있어 취향과 결정력이 공고해지는 결과가 초래됐다.
그렇다면 정치에 있어서 색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그 시작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1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군인모집포스터가 흑백으로 사용되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으로 다양한 색이 등장한 것은 그 이후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정치에 있어서의 색이란 개인이나 단체, 세력, 국가 등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나타내는 도구로 이용되기 때문에 그 선정과정과 상징성이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 각국의 국기에서부터 시작해서 국가주요기관 또는 정당의 로고, 각종 정치캠페인의 포스터와 전당대회, 정치기관과 정치적 행사의 인테리어 또는 데코레이션, 심지어 미디어 인터뷰 시 정치인의 의상에 이르기까지 색의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배럭 오바마(Barack Obama)의 케이스만 짧게 언급해 보고자 한다.

비단 이번 민주당 경선과 예비대선기간을 제외하고 서라도 미국 정치인들의 선호 색은 단연 ‘Red, Blue & White’였다. 성조기의 기본 요소를 이루고 있는 푸른 바탕과 흰 별, 그리고 붉은 색과 흰색 스트라이프를 어떻게 변형시켜 시각화하느냐가 모든 정치인(그리고 정치후보생)의 고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부시 정부가 등장할 때만 해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대선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개개 후보의 ‘애국심’이 주요 화두로 거론되는 이상 성조기의 색과 각각 요소의 대표성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각 후보의 향방이 결정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 뿐 아니라 정치관련 뉴스를 내보내는 미디어의 입장에서도 ‘Red, Blue & White’는 가장 자주 사용되는 색이다. 특히 루퍼트 머독이 소유하고 있는 FOX NEWS나 New York Post의 경우는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그 특징을 잘 살펴볼 수 있다.

민주당 내 경선 때 힐러리가 위의 삼색을 더 균등하게 사용했던 것에 비해 오바마의 경우는 푸른색을 한층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오바마의 캐치프레이즈가 ‘Change we can believe in’인 것을 감안했을 때, 그가 푸른 색을 통해서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자못 분명해진다. 아래의 도표에서 보이듯이 붉은 색이 역동적인 부분을 부추기는 색으로 사용되긴 하지만, 푸른 색이 주는 안정감과 교감의 기능은 능가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즉, 오바마는 푸른 색을 통해 젊은 이미지를 주는 동시에 자신을 통해 가능한 변화들을 가져올 것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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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fects |
Suggested Areas of U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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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
Calming, relaxing and healing Not as sedating as indigo. Also the colour of communication. |
Any rooms except those used for physical activity or pl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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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Energizing, exiting the emotions Stimulates appetite. |
Any activity area but red needs careful choice of tone and depth and the space in which it is to be used as it can make a space look smaller and can be claustrophobic or oppressive. However, used well, red and its variation make a space feel warm and cozy. Often used in restaurants. |
오바마의 경우는 최근 한 기사에서도 살펴 볼 수 있듯이 미술 시장에서도 ‘다양한 색’으로써 애용(?)되고 있다. 이 케이스들은 정치에서 사용되는 ‘색’을 넘어서서 오바마라는 인물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각각의 예술적 영감과 만났을 때 가지고 올 수 있는 시너지를 노린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제껏 무명의 한 젊은 African-American 정치인이 이뤄놓은 ‘색’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기에 가능한 그 다음의 스텝이 아닐까 싶다.

얼마 전에 ‘디자인 열변’을 통해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비즈니스던 정치던 교육이건 할 것 없이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분야에서 의외로 디자인이나 색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시각적인 부분은 전문가 집단에게 수주를 주고 끝내면 되는 간단한 일이 아니라, 전체적인 이미지의 통합, 그를 통해 파생될 수 있는 갖가지 이슈들에 대한 길고도 험난한 고민이 뒤따랐을 때 비로소 결정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한 번 결정된 ‘색’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도 필요로 하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 약간의 수정을 거듭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국 민주정의 역사도 수십 년이 흘렀다. 끊임없는 정쟁과 소모적인 논쟁, 피와 폭력으로 물든 시절을 뒤로 하고, 아주 조금은 ‘나아진 형편’이라고 하고 싶다. 그 안에서 이제는 최소한 10년 이상 존재하는 정당, 모든 이슈에 있어서 기조가 투명한 정치인, 각기 다른 가치노선 안에서도 협력이 가능한 정치체계가 성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Politics in Colour’가 비단 ‘흑과 백’ 안에서만 첨벙대는 형색이 아니길, 너무 빌어 지문이 닳아 없어질 때쯤에야 바람이 이루어지려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