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프레첼'에 해당하는 글들

  1. 2008/07/01  [미각일지 1980-8] 빵빵빵 삼총사 (1)

[미각일지 1980-8] 빵빵빵 삼총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찍이 스타 셰프 쿡으로 잘 알려진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는 자신이 대단한 빵 예찬론자임을 만방에 알리곤 했다. 그는 종종 그의 제빵사 친구 버니와 함께 만삭이 된 임산부들 마냥 하루 종일 전화통을 붙잡고, 그들만의 특별 레시피에 대해서 떠들어대곤했단다. 매번 새로울 것 없을 것 같던 빵이지만, 그때그때 마다 소인국에 툭하고 떨어진 걸리버마냥 빵을 둘러싼 모든 과정 자체가 신기하다 못해, 진귀하기까지 했다고 고백한다. 그만큼 빵이야말로 한 가지로 백 가지의 바리에이션이 가능한 요술방망이와 같은 존재란 거다. The Wonderful World of Bread. 적어도 그의 표현에 의하면 그렇다.

 

적지 않은 시간을 유럽에서 보내면서 몸서리치게 좋았던 부분은 아마도 본의 아니게한 곳에서도 여러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는 데 있다. 독일만 보더라도 근접해 있는 국가가 9(덴마크, 폴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룩셈부르크, 벨기에, 네덜란드)나 되니 동서남북 어디서나 국경만 폴짝하고 넘으면 타국의 향취에 흠뻑 젖을 수 있다. 거기에 EU다 글로벌화다 여러 정치적경제적 시류가 더해지다 보니 국경 사이 검문소가 종이 호랑이가 된 것은 벌써 오래 전 일이 되어버렸다. 유럽의 식탁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스페인 산 토마토가 독일산 감자와 뒹굴고’, 벨기에산 초콜릿이 스위스산 우유와 친구 먹는것이 그다지 낯설지 않다.

 

유럽의 쌀 소비량이 아무리 많이 늘었던 들, 아시아 국가만 할 리는 없다. 역으로 아시아의 빵 소비량이 늘었다 한들(적어도 동아시아 권에 국한해서 보자면) 유럽 전역의 그것에 당해낼 재간은 없을 것이다. 유럽의 주식은 뭐니뭐니해도 ’. 수십 세기 동안 그 최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유럽 국가 가운데서도 빵 문화가 발달한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는 빵 종류만 해도 수 백 가지에 다다를 정도로 방대한 맛과 종류를 자랑하니, 오랜 세월 동안 계속된 연구와 투자(?)는 가늠하기에도 벅차다. 그 중 우리에게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유럽의 빵 삼총사를 맛보기로 선보이고자 한다.

영국대표 스콘(Scone)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천편일률적인 미국식 커피체인점 문화에 진절머리를 치고 있는 인구들이 점차 녹차나 홍차(애프터눈티로 일관되는)전문점으로 이동해가고 있는 시점에 스콘은 어쩌면 생각보다 대중화된 빵 일는지 모르겠다. 중세 네덜란드어 ‘schoon(맑은, 깨끗한)’에 어원을 두고 있는 스콘은 본래 스코틀랜드에서 탄생했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는 영국을 대표하는 빵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전통적인 스콘은 납작하지만 약간 부풀어오른 듯한 둥근 모양에 아주 약한 당도를 포함하고, 특유의 풍미를 가지고 있다. 국내 시중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스콘은 그런 의미에서 다소 미국화된 경향이 없잖아 있다. 스콘이 북미권으로 넘어오면서 조금 더 건조해지고, 단단한 세모꼴에 당도가 높은 빵으로 변화했고,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스콘도 이런 모양을 더 닮아있다. 스콘은 기본적으로 크림 티(국내에선 밀크 티로 더 알려져 있다)와 클로티드 크림(Clotted cream, 저온살균 처리하지 않은 우유를 가열하면서 얻어진 노란색 뻑뻑한 크림), 잼 등과 곁들여 먹는데, 지역과 문화에 따라서는 치즈, 양파, 베이컨 등을 함께 내놓기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탈리아 대표 그리시니(Grissini)

 

14세기 토리노 지방에서 처음 선보인 것으로 알려진 그리시니는 브레드 스틱이란 이름으로도 아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긴 연필 형태의 바삭바삭한 빵을 일컫는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면 식탁 위에 유리 컵 안에 담겨있는 길쭉한 과자가 바로 그리시니다.(대부분은 에피타이저용으로 공짜로 제공되지만, 곳곳에 따라서는 값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길!) 수분이 적은 빵이기 때문에 열흘 정도는 건조한 실온에 두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입맛을 돋우기 위해 일행과 담소를 나누며 조금씩 씹다 보면 입 맛에 심심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가득 찬다. 곳에 따라서는 굵기와 모양에 차이가 있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프로슈토(이탈리아어로 햄이라는 뜻. 대부분은 훈제 햄을 지칭한다.)와 곁들여 먹는 등 별식으로 대우받기도 한다. 나폴레옹이 즐겨 먹는 바람에 나폴레옹의 지팡이라는 별명도 있다.


독일 대표 브레첼(Brezel)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식 발음인 프레첼(Pretzel)’로 더 잘 알려진 브레첼은 본디 독일 전통 빵이다. 역사적으로 보자면 그 기원은 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독일 남서지방 지방에 속했던 (그러나 지금은 프랑스에 속한) 알사스 지방에서 처음 브레첼에 관한 기록이 발견되었다. 한 이탈리아 수도사가 아이들에게 기도에 대해 가르침을 주기 위한 상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다가, 기도하는 팔 모양을 닮은 빵 모양을 만들어 나눠준 것이 브레첼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브레첼이란 이름대신 프레티올라(Pretiola)’라고 불렀는데, 이는 라틴어로 작은 보상이라는 뜻이다. 특히 유럽의 카톨릭 문화권에서는 브레첼에 종교적 논쟁을 벌이기까지 한다. 독일의 천문학자이자 신교도로 구교파의 심한 박해를 받기도 했던 요한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는 자신의 저서에서 지구가 전 우주의 중심이라면 우리는 사순절의 빵(브레첼을 일컫는다)’ 모양처럼 행성들이 일정한 루프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와 같은 긴 역사를 자랑하는 브레첼은 원래 8자 모양에 소금이 잔뜩 뿌려져 있지만, 반을 가르고 사이에 버터를 바른 버터 브레첼, 위에 치즈를 얹어 구운 치즈 브레첼 등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가능하다. 독일의 브레첼은 겉이 진한 갈색으로 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럽다. 반면에 미국의 프레첼은 독일의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큐티진 8월호 수록 예정





2008/07/01 10:55 2008/07/01 1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