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tacit group'에 해당하는 글들

  1. 2009/08/24  Tacit Group Recital

Tacit Group Recital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태싯그룹의 첫 번째 단독공연에 다녀왔다. 컴퓨터음악, 미디어아트하면 아직도 생소하게 생각하거나 난해하거나 심지어 (덮어놓고)혐오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모든 낯선 것에 대한 처음 반응이 바로 이러한 거리 두기가 아니던가. 꾹 참고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새삼 달라진 눈과 귀를 발견할 수 있다. 꼭 그래야만 하냐고 묻는다면, 물론 그렇지 않다. 하지만 지금껏 경험해왔던 것과 다른 선상의, 확장된 오감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당신을 기꺼이 낯섦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다.

이전 여러 영상으로 만나봤던 장재호교수님(한예종 음악테크놀로지과) DJ가재발(미디어아티스트)의 퍼포먼스를 실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두산아트센터를 찾았다. 한 시간 남짓한 공연시간 동안 즉흥적 연주에 가까운 5곡을 연주(?)했다. ‘채팅이라는 한글 언어 사용 환경이 음악으로 전화되는 작품이었던 <훈민정악>, 게임의 진행상황이 음의 조합으로 연결되는 알고리즘을 선보인 <Puzzle 15>, ‘미니멀 음악의 선구자 테리 라일리의 작품으로 원래는 어쿠스틱 악기 여러 대로 연주하도록 만들어진 곡이지만, 53개의 악구를 랜덤으로 연주하면서도 작곡자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이중고를 감행한 <inC>, 즉흥연주와 타이포그래피의 시각화가 흥미로웠던 <Improvisation>, 마지막으로 테트리스 게임을 하며 만들어지는 블록의 모양에 따라 다른 음이 연주된 <Game over>에 이르기까지. 참신한 관객과 또는 연주자간의 인터랙션을 끌어내면서도 알고리즘 컴포지션이라는 자신들의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광경이 꽤나 즐거웠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일부국가에서는 이와 같은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가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고, 그 시도의 다양성 또한 셀 수 없이 다채롭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단독공연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참 반갑다. 물론 아직까지 관객규모가 크진 않지만, 잠재적으로 이 영역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감안해볼 때 태싯그룹 뿐 아니라, 또 다른 퍼포머들이 등장해 파이 자체를 키워주면 한층 공연환경이 풍성해 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CT내에서의 환경은 내게 직접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한다기 보단, 어떤 요소가 어디에 필요한지를 가늠케 하는 시각을 제공했다. 문화와 기술, 또는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접점은 실로 어마어마하지만, 그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을 주변에서 찾아보기는 힘들다. 미래의 음악, 미래의 이야기, 미래의 집은 과연 어떤 형상을 하고 있을지, 나 자신조차 모르긴 하나 그를 한 번쯤 상상해 보는 작업은 현재에 발을 딛고 있는 우리에게 탁 트인 시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 ‘왜 그걸 해 봐야 하지?’라는 질문보다는 한 번 해보면 어떨까?’라는 질문이 우리에겐 더 필요한 게 아닐까 한다. 그래야만 오늘을 뛰어넘어 볼 수 있을 테니.  

2009/08/24 00:01 2009/08/24 00:01